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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3.02.10 오토바이의 치명적인 매력

 2004년 구미의 동락 공원에서 찍은 사진입니다. 제가 오토바이에 입문하게 된 계기는 출, 퇴근용으로 중고 스쿠터를 구매하게 되면서부터였습니다. 하지만 고질적인 시동 불량 문제 때문에 얼마 타지도 못하고 팔아버린 후 효성 미라쥬 125를 중고로 구매했었습니다. 125cc답지 않은 육중한 차체와 실린더가 2개인 것이 마음에 들어 선택하게 되었습니다. 1종 보통면허만 있으면 배기량 125cc까지의 오토바이를 탈 수 있었기에 왼발로 기어를 바꾸는 법, 왼쪽 레버로 클러치를 쓰는 법 등의 조작법을 스스로 익힐 수밖에 없었습니다.

 

 초보운전 때, 건널목 앞에서 주행신호가 갑자기 바뀌는 바람에 오른쪽 레버와 오른쪽 발 브레이크를 써야 하는 것을 잊고 자전거처럼 양쪽 레버를 동시에 잡는 바람에 차체가 심하게 떨려서 거의 넘어질 뻔한 적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점차 타는 법에 익숙하여지면서 퇴근 후와 주말을 이용해 대구 시내를 휘젓고 다녔었습니다. 정말 오토바이는 보는 것과 달리 교통수단 이상의 놀라운 매력이 있었습니다. 육중한 차체에 올라타서 바람을 가르며 달릴 때면, 태어나서 한 번도 느껴보지 못했던, 내가 살아있는, 그 생생한 느낌이 너무나 좋았습니다.

 

 오토바이를 탄 지 3개월 정도 되던 날, 타는 것을 도저히 멈출 수가 없어서 대구에서 부산까지 내려온 적도 있었습니다. 늦은 점심을 마친 일요일 오후, 바람이나 잠깐 쐐보자고 오토바이를 탔다가 달서구에서 동대구역까지 가게 되었습니다. 예상보다 시간이 남아서 경산까지만 가고 돌아가려 했지만 청도와 밀양까지 가게 되었고 돌아가기엔 너무 와버렸다는 생각에 그냥 막 달려서 김해를 지나 구포다리를 건너 만덕터널을 지나 해운대까지 타고 왔었습니다. 물론 집에서는 난리가 났었습니다. 다음날 출근해야 할 놈이 아무런 전화도 없이 오토바이만 달랑 타고 그 먼 길을 내려왔으니 말이죠. 그 여행은 3시간 정도 걸렸었는데 저를 끝없는 무아지경으로 이끌었던 그 행복감을 지금도 잊을 수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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