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LOG ARTICLE 피라미드 | 4 ARTICLE FOUND

  1. 2016.02.11 현대 노예론 (2)
  2. 2012.01.11 매트릭스에서 살아가기 (6)
  3. 2010.11.08 모두가 부자되는 세상은 과연 가능할까?
  4. 2003.07.04 다단계회사를 다니던 친구들

현대 노예론

세계 2016.02.11 14:53

 언론을 통한, 취약계층의 가족 동반자살의 사례 전파와 장시간 저임금 불안정 노동 현실의 문제 제기에서 시작된 노예들의 현실인식은 참 바람직합니다. 하지만 이런 집단 각성을 통해 진정한 노예 해방이 올지는 의문스럽습니다. 그들은 무척 교활하니까요... 어쩌면 양몰이일지도 모릅니다.

 

 아무튼 제가 ‘현대 노예론’이란 주제로 따로 부연할 필요가 없을 만큼 다들 무섭도록 처절하게 피라미드 봉건 현실과 그 속에서 노예로 사는 자신을 깨달아가는 듯합니다. 짝짝짝! 우리는 인간이 노예와 소모품과 도구와 상품으로 전락한 '봉건 시대 2.0 - 헬조선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학교와 군대와 직장이라는 붕어빵 공장에서 지배층이 부리기 좋게 오랫동안 가공된 노예들은 지배층의 의도에 따라 제2의 노예를 생산하고 노동과 수명을 헌납하는데 열과 성을 다해 살고 있습니다. 하지만 노예 재생산 태업에서 빚어진 노예부족 사태는 외국인 노예 수입으로 보충하고 재생산된 노예는 부모 노예와 단절시켜 학교 수용소, 사교육 수용소에서 대신 키우고 빈손이 된 엄마 노예는 아이 노예에게서 빼앗아 일터에서 노동력과 수명을 헌납하게끔 매트릭스를 그렇게 교묘하게 짜놓았습니다.

 

 집과 노후라는 신기루 같은 희망고문에 평생을 노예로 잡혀 살다 과로와 야근 때문인 수면부족과 화학 의료와 화학 식품과 화학 술과 화학 담배라는 독극물에 서서히 죽어가다 병원과 2세 노예에게 밑천 다 털어주고 조기에 단종되는 것이 노예 잉여인간들의 짧고 굵은 일생입니다.

 

 지배층인 그들이 원하는 것은 무엇일까요? 부려먹을 어린 노예는 많이 만들고 쓸모없는 늙은 노예는 빨리 죽이고, 가족 간 유대는 약화시키고 일시적 중산층은 붕괴시키고 인플레로 재산을 강탈하고 희망고문으로 길들여 부려 먹고 정신없이 살게 하여 현실을 깨달을 시간을 빼앗는 것입니다.

 

 이 지구와 이 나라에 진정한 독립이 이뤄지지 않았기에 진정한 노예해방도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프리즌 플래닛(Prison Planet)! 노예 감옥행성! 수천년간 인류를 지배해온 진정한 원흉은 누구일까요? 과연 우리는 스스로를 구원할 능력이 있을까요?

방문자님의 소중한 의견에 항상 감사드립니다.
  1. 보위 2016.09.17 16:4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현대의 신분구조는 교묘하죠 알아채지 못하게 대놓고 노예라하지 않습니다 다만 직장에서 사장과 나의 관계를 정의할때 느낄 수 있죠 나는 사장에게 내 권리를 주장할수 없습니다 그걸 말하는 순간 나는 집단의 질서를 저해하는 벌레취급을 당하겠죠 그럴거에요 그리고 사장은 내 목아지쯤은 멋대로 짤라버릴수 있죠 물론 정규직이라도 짤라버릴 방법은 얼마든지 있죠 더러운 수작이 괜히 있는게 아니거든요
    현대 신분구조는 사라지지 않을 것입니다 사람들은 지배계층의 세뇌에 놀아나고 열심히 보람을 얻기위해 금수마냥 일하고 노예끼리 서로를 감시하며 세뇌된 사상을 옹호하고 그렇지 못한 자를 탄압해 다시 불만을 없애버릴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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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못에서 태어나 이제껏 약한 벌레들을 잡아먹고 물 흐리며 살아온 미꾸라지가 새삼 자신이 사는 탁한 연못이 싫다고 해서 뭘 어찌하겠습니까? 그가 꿈꾸는, 다른 맑은 연못은 세상에 존재하지도 않거니와, 그곳에서는 정작 살아갈 수도 없을 것입니다. 비현실적인 최선만 꿈꾸며 자신과 세상을 부정해버리는 어리석음보다는 현실적인 차선을 도모하며 세상과 함께 숨을 쉬고 작은 이상들을 하나씩 실천해 가는 현명함을 선택하는 것이 더 낫지 않을까요? 음으로든, 양으로든 자신을 낳고 길러준 연못에 보답하기 위해서라도, 삶을 계속 이어가야 할 미꾸라지 본인을 위해서라도 말이죠.

방문자님의 소중한 의견에 항상 감사드립니다.
  1. Favicon of http://kimura815.tistory.com BlogIcon 옥산동 박사장 2012.01.18 10:5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아... 깊은 생각을 하게 해주시네요. 미꾸라지...흙탕물 일으키고 ...
    ^^ 심오해용..

    • Favicon of http://www.jihyun.biz/tc BlogIcon 권지현 2012.01.18 21:3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옥산동 박사장님. 댓글 남겨주셔서 감사합니다.^^ 저는 이제야 조금씩 세상과 자신에 대해 눈을 떠가고 있는 듯하네요.

  2. Favicon of http://yitzhak.kr BlogIcon Yitzhak 2012.01.25 18:3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권선생님!! 블로그 스킨이 변한것 같습니다. 멋있게 진화한것 같습니다. 명절은 어떻게 잘 보내셨구요? 명절내내 아주 푸욱 쉬어서 한결 기분이 났네요. 저는 오늘까지 휴일이라서...
    화이팅 하시구요. ^^

    • Favicon of http://www.jihyun.biz/tc BlogIcon 권지현 2012.01.25 19:3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네, 이츠하크 선생님^^ 수년간 조금씩 손보아 겨우 이 정도 형태를 만들었습니다. ㅎㅎ 완전히 갈아엎는 것은 도저히 제 능력 밖의 일인 듯합니다. ㅎㅎ

      그리고, 오늘 올려주신 블로그 중독에 대한 글을 읽으며 이런저런 생각을 했습니다. 블로그는 제가 가진 여러 가지 모습 중에 지향하고 싶은 나를 표현하는 매체이기도 하고 현실세계에서도 쓰고 싶은 가면이기도 합니다. 불만족스러운 현실에 대하여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라고 당당히 외치며 혼자만의 쾌감을 얻을 수 있는 대나무숲이기도 하였구요.

      블로그를 시작한 지 10년에 가까워 옵니다. 현실세계에서 왜소한 모습으로 살아오던 저는 블로그 덕분에 어느 정도 성장할 수 있었습니다. 그동안 깨닫고 배웠던 것을 저의 삶 속에서도 잘 실천할 수 있기를, 그리고 가상세계뿐만 아니라 현실세계에서도 충실한 사람, 그리고 제가 지향하는 모습의 사람으로 당당히 살아가고 싶습니다.

    • Favicon of http://yitzhak.kr BlogIcon Yitzhak 2012.01.25 20:3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권선생님은 산전수전 다 겪으셨겠네요. 겪으신 경험을 저도 역시 조금씩 겪으면서 블로깅하고 있습니다. 대나무숲이라는 표현이 인상깊습니다. 무시도 당해보고, 포털의 도마위에 올려져 춤도 추워봤지요. 오프라인에서는 험한꼴도 짧은 시간이었지만 당해보았지요. 그래서 더 내 블로그에 대한 애착이 크고 남다른것 같다는 생각을 선생님 글을 통해서 회고해 봅니다. 블로고스피어에 이런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상대가 있다는 것이 블로깅의 기쁨이고 행복이겠지요. 그래서 블로그의 가치가 있는 것일테구요. 너무도 소중한 말씀 가슴에 깊이 새기며 블로깅 하겠습니다.^^

    • Favicon of http://www.jihyun.biz/tc BlogIcon 권지현 2012.01.26 03:1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이츠하크 선생님. 돌이켜보면 저는 산전수전에 이를만한 그릇은 아니었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선생님의 글로부터 제가 그동안 알지 못했던 세계, 생각하지 못했던 부분들에 대한 여러가지 배움을 얻을 수 있어 늘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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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富)는 상대적인 개념으로서 다른 이의 부를 자신에게 이전받는 것으로 이루어집니다. 그리고 부를 이루기 위한 텃밭이 되는, 한 사회의 경제규모는 대체로 인구의 수와 밀접하게 연관됩니다. 따라서 인구의 수가 많은 사회일수록 전체의 부와 상부(上部)의 부는 비례하여 늘어나게 됩니다.

 부를 이루는 과정은 마치, 누군가의 희생과 눈물로 굴러가는 피라미드 다단계사업과 비슷합니다. 피라미드 다단계사업은 전체 참여자의 수에 따라 판돈의 규모가 달라지며, 후발 참여자 수의 기하급수적인 성장이 뒷받침되어야만 사업이 유지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개업 효과가 사그라지고 시간이 지나갈수록 돈을 낼 참여자 모집이 어려워지게 되며, 결국 뒤늦게 참여한 사람은 투자원금을 영영 되찾을 수 없게 됩니다. 그리고 이와 같은 하부(下部)의 손실을 통해 부를 축적한 상부는 새로운 피라미드 다단계사업을 통해 전체의 부를 반복적으로 빨아들이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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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학에 처음 들어와 모든 것이 낯설던 신입생 시절이 생각납니다. 사람은 끼리끼리 모이는 법이었는지, 함께 뜻이 맞아 모이게 된 친구들은 서로 공통점이 많았습니다. 다들 집안 사정이 넉넉하지 않았고, 성격이 내성적인 편이었고, 서로 돌아볼 줄 아는 따뜻한 마음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중에 A라는 친구는 리더쉽도 있고, 주위 사람들에 대한 정도 많아서, 우리는 모두 그를 중심으로 모이곤 했습니다. A는 집안 사정이 잘 풀리지 않아서, 항상 아르바이트와 학업을 병행해야 했던 고학생이었습니다. 어느 날 A에게서 전화가 왔습니다.

 "지현아. 지금 내가 장사하고 있는데, 일손이 많이 부족하거든.. 네가 도와주면 정말 좋겠다."

 거절하기 어려운 부탁이었지만, 몸이 귀찮아서, 적당한 핑계를 대며 거절을 하였습니다. 하루 후, 함께 일하고 있다는 B가 다시 부탁의 전화를 걸어왔습니다. 친구가 사정이 어렵다고 도움을 요청하는데, 2번이나 거절할 수가 없다는 생각에 승낙하게 되었고, 다음날 약속장소에 나가게 되었습니다. 만나자마자, 무슨 일인지 궁금해하는 저에게 그 친구들은 "가보면 안다."는 말을 해주었습니다.

 번화가에서 10분 정도 걸어서, 뒷길에 세워진 빌딩으로 저를 안내해주었습니다. 계단을 올라 도착한 넓은 공간에는 수많은 사람으로 북적이고 있었습니다. 한쪽에는 약간의 진열장이 놓여 있었고, 한쪽에는 책상이 빼곡하게 놓인, 몇 개의 강의실들이 보였습니다.

 '도대체 무슨 일을 하기에, 이렇게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것일까?'

 저는 한 강의실로 안내받고, 그곳에서 만난 다른 친구 C가 뽑아준 커피를 마시며, 대기하였습니다. 잠시 후, 말쑥하게 차려입은 젊은 아가씨가 활기찬 인사를 한 후, 강의라는 것을 시작했습니다. 강의의 내용은 주로 팔고 있는 화장품과 건강식품에 대한 것들이었습니다. 한참 동안 제품에 대한 소개를 마치고, 본격적으로 자신들의 사업에 대한 설명이 이어졌습니다.

 "네트워크 마케팅은 21세기에 가장 유망한 사업아이템입니다."

 "피라미드와 네트워크 마케팅은 분명히 다릅니다."

 "우리 회사는 생방송 '모닝와이드'에도 보도된 믿을 수 있는 회사입니다."

 저는 이내 알 수 있었습니다. 언론에서 많이 듣던 피라미드 회사였다는 것을... 1시간정도의 강의가 끝난 후, 친구들은 "많이 놀랐지? 하지만, 우리가 너를 이곳에 부른 이유가 있어.", "가장 친한 너에게 성공을 보여주고 싶어. 3일만 참고 나오면 우릴 이해하게 될거야."라며 안심시키려 하였습니다. 하지만, 친구들의 이야기는 제 귀에 들어오지 않았습니다.

 어떤 이유에서건, 거짓말까지 하며 이런 곳에 날 데려왔다는 것과 내가 그렇게 어수룩한 사람으로 친구들에게 보였다는 생각에 화가 났습니다.

 "사실대로 이야기하지? 왜 거짓말까지 하며 날 이곳에 끌어들였느냐?"
 "사실대로 이야기하면 오려고 하지 않을 것 같아서 그랬어. 그 점은 정말 미안하다."

 그곳이 5층 정도 되는 곳이었는데, 문득 일본의 피라미드 업체에서 저처럼 초청받은 한 사람이 창문을 열고 뛰어내려 사망했다는 뉴스가 떠올랐습니다. 저의 생각은 온통 탈출해야겠다는 매우 급한 생각으로 뒤죽박죽되었고, 심장은 마구 뛰기 시작했습니다.

 '아... 왜 내게 이런 시련이 왔는지... 어떻게든 달아나야겠다.'

 화장실을 다녀오다가, 함께 따라나선 친구들이 다른 곳에 주의를 돌린 순간, 저는 열린 계단으로 냅다 뛰었습니다. 정신없이 3층 정도 뛰어 내려왔을까? 따라 달려온 친구들에게 저는 잡혀버리고 말았습니다. 함께 내려온 A는 저의 행동에 무척 놀란 듯하였습니다.

 "지현아. 왜 그러냐?", "친구를 그렇게 못 믿느냐?"

 1시간이 넘는 침묵과 설득이 이어졌고, 그렇게 튼튼하고, 강인해 보이던 A가 울먹이기 시작했습니다. 저 역시도 마음 한쪽이 울컥하고 눈물이 나려는 것을 어렵사리 참았습니다. 그리고 친구들에게 배신의 모습을 보일 수밖에 없게 된 상황이 야속스러웠습니다. 할 수 없이, 나머지 하루의 강의를 듣기로 마음을 바꾸게 되었습니다.

 나머지 오후의 강의를 듣게 되었는데, 주로 물건을 판매하지 않아도 돈을 벌 수 있다. 최소한 한 달에 4~50만 원의 벌이는 된다. 빨리 뛰어들수록 유리하다. 현재 월 1000만 원이 넘는 수입을 가져가는 20대 이사님도 있다. 우리는 돈을 벌어서 보육원을 세우고 복지사업을 하는 등의 건강한 목표를 가진 사람들이다. 라는 내용이 대부분이었습니다.

 또한, 초청받은 사람들이 인사하는 시간이 있었는데, 대부분 친구나 애인, 교회사람, 친척, 동생 등의 관계로 오게 된 사람들이었습니다. 저녁 6시가 훨씬 지나서야 모든 하루 일정이 끝이 났습니다. A가 잘 곳이 마땅치 않다며, 잘 곳을 부탁하여, 함께 집으로 돌아오게 되었습니다. 집에서 1박을 함께 한 다음 날 이른 아침, A와 저는 2일째 강의에 참석하였습니다.

 "아침결의"란 순서가 있었는데, 모든 판매원이 1분 이내에 자신의 각오를 외치는 시간이었습니다. 두 주먹을 불끈 쥐고, 눈을 질끈 감은 채, 무슨 말인지 알아들을 수 없는 괴성을 지르고, 몸부림을 치기 시작했습니다. 마치 사이비종교집단의 발광하는 모습과 흡사하달까... 그 날은 친구들과 여러 이야기를 하면서 한 번의 가입비로 200여만 원이 넘는 돈을 내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시골출신의 C는 등록비까지 끌어들여 충당했다고 하였습니다.

 "다른 아르바이트를 하면 되지 왜 말도 많은 이런 일을 택했느냐?"

 "지현이 네가 공부하는 이유가 뭐니? 돈을 벌기 위해서가 아니냐?"

 "우린 드문 기회를 만난 거야. 절대 후회하지 않을 좋은 아이템이야.."

 "몇 달만 바짝 고생하면, 학교에 다니는 게 문제가 아니야. 멋진 차와 집을 가질 수도 있고, 벌어들인 돈으로 남들에게 좋은 일도 하면서 삶의 보람을 느낄 수 있는 날이 반드시 올 거야."

 "지현아. 우리 함께 성공하자."

 평소와는 눈빛마저 달라져 버린 친구들의 말이 그럴듯하게 들렸습니다. 그리고 그 회사에서 제시하는 모든 분홍빛 미래는 그 친구들을 그토록 열광하게 하고, 목표에 매달리게 할 만하다 싶었습니다. 하지만, 저와는 왠지 맞지 않다는 판단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친구들을 설득하여 그곳에서 함께 나왔더라면 좋았을 것이지만, 저는 그 친구들까지 설득할 확신이 없었습니다.

 어쩌면 그들은 위험해 보이는 그 일에서 그렇게 성공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 때문이었습니다. 그날의 일정이 모두 끝난 후, 저는 결심을 굳히게 되었습니다.

 "더는 끌려 다녀선 안 되겠다."

 굳이 저의 집에서 함께 자겠다는 C를 떼어놓고, 집에 돌아왔습니다. 다음날 저는 그곳에 가지 않았고, 집을 나와 며칠간 다른 곳에서 지냈습니다. 수 일이 지난 후, 가족으로부터, 친구들이 집 앞에서 며칠째 비를 맞으며 기다리고 있다는 이야길 전해 듣게 되었습니다. 다시 하루가 지났을 때쯤... 저는 교회에 머무르고 있었는데, 그 친구들이 어떻게 알았는지 찾아왔습니다.

 친구들의 끈질김이 정말 무섭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놀라움과 함께 낙심한 저를 맞는 그 친구들은 뜻밖에 다정한 웃음을 지으며 "우리를 못 만날 거로 생각했니?", "그간의 잘못은 용서해줄 테니, 지금 가자."라고 설득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나 거부하는 저에게 점차 화를 내며, 어떻게든 데려가려던 그 친구들에게 제가 할 수 있는 것은 "침묵" 뿐이었습니다. 2시간도 훨씬 넘는 지루한 대치가 지난 후에야, 그 친구들은 저에게 고함을 치며 떠났습니다.

 "우리가 그렇게 가증스러운 다단계 새끼들로 보이나?"

 "지현아. 네가 이것밖에 안 되는 인간이었나? 정말 실망했다. 다시는 친구로 생각하지 않겠다. 다시는!"

 "두고 봐! 꼭 우리는 성공하고 말 테니!"

 떠나던 그 친구 중에 C는 다시 돌아와 저를 설득하려 했지만 "미안하다."라는 대답밖에 해줄 수가 없었습니다. 그 후, 저는 학교에 복학하게 되었고, 그 친구들이 빠진 학교생활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1년이 지나갈 즈음, 학교를 떠나있던 그 친구들이 다단계회사에서 탈퇴하였고, 거금의 가입금도 어렵사리 돌려받았다는 소식을 전해 듣게 되었습니다.

 다시 한참의 시간이 지나서야, 다시는 만나지 못할 것 같았던 그 친구들과 술자리를 함께하게 되었고, 어색한 안부인사를 나누며 서로 화해하게 되었습니다. 그 당시에는 친구들이 다단계회사에 몸담고 있었던 것을 받아들이기 어려웠지만, 지금은 그 친구들의 꼬였던 운명과 어려웠던 생활을 생각해보며, 조금이나마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그 친구들이 비록 한순간 눈이 어두워 있었을지라도, 저와 함께 성공을 나누고자 했던 우정어린 마음은 고마운 것이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비록 함께 하지는 못할지라도, 따뜻한 친구로서 걱정해주고 설득하였어야 옳지 않았을까 하는 후회를 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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